제주 나무 ‘지킴이’, 나무의사 박치관 수목나무병원 원장
‘학교숲 살리기 캠페인’, ‘감귤나무 수지병 예방 치료 설명회’ 등 지역 사회 봉사
백정준 기자
사람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의사를 찾듯이 나무가 아프면 나무병원에서 나무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 한다. 사람은 병원을 제 발로 찾아갈 수 있지만 나무는 발이 없어 나무의사가 오길 기다려야 한다.
푸른 나무와 숲은 지구 환경과 생태계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자원이다. 이런 나무들이 최근 기후 변화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기온이 오르며 말라 죽고 새로운 병충해가 생겨 죽어간다. 특히 오래되고 커다란 나무들이 병에 걸려 죽어가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제주도에 위치한 수목나무병원의 박치관 원장은 천혜의 제주 환경과 나무를 지키는 나무의사다. 제주도 1호 나무의사로 수목의 병해충을 예방하고 치료할 뿐 아니라 ‘학교숲 살리기 캠페인’, ‘감귤나무 수지병 예방과 치료 컨설팅’, ‘외래 병해충 예찰·방제 활동’ 등 지역 사회 봉사에도 앞장서며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제주 유일 나무 치료하는 나무의사
제주 수목나무병원의 박치관 원장는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했지만 졸업을 앞두고 건축이 자연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회의를 느끼면서 건국대학교 원예학과로 편입하게 된다. 이후 제주도 한림식물원에 취직해 식물을 공부하면서 총 관리를 맡게 됐고, 나무의사 제도가 생기면서 시험에 합격해 2020년 제주시 조천읍에 수목나무병원을 개원했다.
박치관 원장은 "한림식물원에서 7년간 근무하며 3,000여종이 넘는 식물을 관리했는데, 나무의사 제도가 생기고 주변에서 자격증 취득을 권유했다"며, "한림식물원에 있을 때부터 기후변화에 대비한 수목보호제 연구를 계속해 오면서 우리나라 기후환경에 맞지 않는 오래된 미국식 수목 치료 기술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직접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나무의사인 박치관 원장은 주로 생활권 수목인 학교숲, 가로수, 보호수, 노거수 등과 수령이 오래된 마을 풍치목, 상징수 등에 발생하는 수목피해를 진단하고 처방 및 치료하는 일을 하고 있다. 여기에 제주 기반산업이라 할 수 있는 감귤나무의 병해충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최근 이상기온으로 감귤나무 수지병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감귤 농가에서 박치관 원장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수목나무병원 1층에 수목나무약국을 마련해 이렇게 찾아오는 농민들을 상담하고 약제를 처방해 준다.
곰팡이병의 일종인 수지병은 감귤나무에 치명적이다. 한 그루가 걸리면 주변 나무로 전염되기 때문에 베서 없애버려야 한다. 심하면 감귤농장을 폐원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박치관 원장은 그가 개발한 새로운 수목 치료법을 접목해 2년 전부터 감귤농가에 실험을 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3년엔 ‘나무의사 수목진료 사례 공모전’에서 산림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박 대표는 "여러 유관기관에 데이터를 들고 찾아가 새로운 치료법을 더욱 업그레이드 하고 협력하여 수지병을 해결하고자 하였지만, 서로 소관이 아니라고 하면서 일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며, "감귤농업 활성화를 위해서 신품종 개발이나 생산시설 현대화 사업도 중요하지만 당장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감귤 병해충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근 박치관 원장은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직접 찾아가 감귤 농가를 대상으로 수지병 예방법과 치료법을 전수하는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학생 정서발달에 도움을 주는 학교숲 살려야
특히 그는 제주도 유일의 1호 나무의사로 학교숲 내 오래된 노거수 및 교목을 무료로 진단하고 치료해 주고 있다. 2020년 개원하면서 한 그루씩 봐주던 곳이 지금은 도내 초·중·고 학교 100여 곳에 이르고 있다.
박 원장은 "학교에 오래된 나무들이 많은데, 마땅한 관리 주체도 없고 예산 부족으로 관리가 안 되고 있다"며, "나무의사로서의 사명감으로 시작한 학교숲 수목치료 활동이 아이들의 정서함양과 쾌적한 학습 환경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박치관 원장은 학교숲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학교숲은 아이들이 뛰어노는 데 좋은 환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나무가 많은 학교에서 자란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박 원장은 "학교숲이 소중하지만 관리가 안돼 나무가 계속 없어지고 있다. 문제를 해결할 주체가 없다"며, "수백 명의 아이들이 나무를 보고 자라고 있는데, 아이들이 자라서도 나무의 소중함을 간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빨리 받는 곳이 제주인 만큼 책임감으로 나무를 지키고 환경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박치관 대표는 "기후변화로 인한 병해충 발생도 제주에서 제일 먼저 시작된다. 문제가 생기면 방제하고 치료를 해야 하는데 대응이 늦어 나무들이 방치되고 죽게 된다"며, “외국에서 들어오는 외래 병해충을 미리 막는 예찰활동을 지금 8년째 하고 있다. 신종 병해충이 생기면 사진을 찍고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검역부에 보고한다”고 전했다. 박치관 대표는 2018년 식물병해충 예찰방제 부문에서 농림부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치관 원장은 “항상 한발 앞서서 옳은 방향으로 가는 길잡이가 되고 싶다. 제가 하고 있는 감귤나무 병해충 방지 활동이나 학교숲 재건 활동에 대한 이야기가 널리 퍼져서 나무의 중요성과 관리에 대한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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